주간동아 1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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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약한 반려견, 차 안에 혼자 두면 위험 

[최인영의 멍냥대백과] 반려견 동반 여행 주의 사항… 즐거운 물놀이도 반려견에겐 고통

  •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입력2025-07-01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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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견과 함께 여름휴가를 떠날 때는 “이 여행이 반려견에게도 안전하고 즐거운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GETTYIMAGES

    반려견과 함께 여름휴가를 떠날 때는 “이 여행이 반려견에게도 안전하고 즐거운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GETTYIMAGES

    많은 사람이 여름휴가를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으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가족’ 범위에 반려견도 포함하곤 하죠. 휴가철이 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해변에서 뛰놀고, 계곡에서 수영하며, 리조트 침대에서 쉬는 반려견 사진이 넘쳐납니다. 그러나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름철 여행에는 주의할 점이 많습니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지와 방심으로 일관하면 반려견에게는 여행이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물놀이 때 급격한 체력 소모 조심해야

    많은 보호자가 여행의 설렘에 들떠 높은 기온, 뜨거워진 지면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심한 더위는 반려견 생명을 위협합니다. 특히 무더위 속 차에 홀로 남겨진 반려견이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적잖습니다. 차에 반려견을 방치해 생기는 사고는 대부분 “잠깐은 괜찮겠지”라는 안이한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문제는 직사광선에 노출된 차 안 온도는 에어컨을 켜둔다 해도 순식간에 50도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더위에 보호자의 부재로 불안감까지 더해지면 반려견은 탈수, 호흡 곤란을 겪다가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이 더위에 취약한 이유는 땀샘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반려견은 발가락 사이, 발바닥에만 땀샘이 있어 코나 혀를 내밀어 헐떡이는 식으로 체온을 조절합니다. 단두종인 퍼그, 시추, 페키니즈, 불도그 등은 호흡기 구조상 열을 잘 식히지 못해 여름철 더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즐거움을 위한 물놀이도 반려견에게는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여름철 해수욕장, 계곡 등에 반려견을 동반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휴양지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익사 사고, 피부병 등 여러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많은 보호자가 반려견은 기본적으로 수영을 잘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낯선 물 환경에 공포를 느끼고,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합니다. 중·소형견이나 노령견은 단시간에 체력이 크게 소모되기 때문에 익사 사고 위험이 더욱 큽니다. 물놀이 시 반려견 전용 구명조끼 등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바다에서 물놀이를 한 후에는 반려견을 반드시 깨끗한 물로 씻기고 잘 말려줘야 합니다. 바닷물에 포함된 염분, 모래, 수초 등은 피부염 및 외이도염의 원인이 됩니다. 특히 귀가 늘어진 견종은 물이 귓속에 고여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여름은 해충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모기, 진드기, 벼룩 등은 심각한 전염병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 질환이 심장사상충입니다.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심장사상충은 감염 시 심각한 심장질환을 유발합니다.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반려견의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흡혈 진드기, 살인 진드기 역시 심각한 문제입니다. 풀밭이나 야외 산책 후 반려견 피부에 달라붙은 진드기를 방치하면 라임병, 바베시아증 등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다만 진드기를 억지로 떼어낼 경우 피부에 진드기의 머리 부분이 남아 감염이 악화할 수 있으니 발견 즉시 병원에 가서 제거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여행 전 반려견 건강 상태 확인 필수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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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전에는 반려견 건강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고 다음 사항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 사료, 간식, 물, 쿨매트, 이동장 등 기본 여행 키트 준비
    • 반려견에게 이름표와 보호자 연락처 부착(마이크로칩 등록 확인)
    • 반려견 동반 가능한 숙소 및 식당 예약
    • 여행지 인근 동물병원 응급 연락망 확인
    • 접종증명서 및 응급약품 구비
    • 폭염 시 활동 시간 조정
    ‌(오전 또는 해질 무렵에 활동)

    지금까지 주의 사항을 알려드린 건 반려견과 여름 여행을 떠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준비와 배려가 있을 때 비로소 즐거운 여행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외부 활동을 할 때는 쿨링 제품, 모기 퇴치제, 구명조끼, 이동장 등 상황에 맞는 장비를 반드시 지참해야 합니다. 또 보호자는 항상 “이 환경이 내 반려견에게도 안전하고 즐거운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죠. 낯선 여행지의 자극이 반려견에게는 설렘과 즐거움보다 불안과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올여름 휴가철이 반려견에게도 행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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